한국프리미어 Korean Premier
인쇄업계에서 은퇴한 마흐무드는 작은 복사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이따금 손님들이 맡기는 문서 복사나 타이핑 작업으로 소소한 수입을 얻고, 가게 앞에 앉아 거리와 이웃들의 삶을 지켜보는 게 그의 주요 일과다. 어느 학생이 맡긴 문서를 통해 공룡의 멸종에 대해 알게 된 마흐무드는 자신의 삶과 멸종된 공룡 사이에 비슷한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대로 멸종되어 사라져 갈 삶의 방식을, 우울한 현실을 바꾸고 싶다는 일념에 용기를 낸 그는 규칙적이고 안온했던 지금까지의 일상을 벗어나기로 한다. 건물주의 부당함에 맞서기도 하고, 다양한 이웃사촌들과 부대끼며 새로운 활기를 찾아가는 마흐무드의 삶에, 크고 작은 사건들과 함께 예기치 못한 사랑이 다가온다.
사회적 이슈가 강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꾸준히 해 왔던 이집트의 중견 감독 타미르 아슈리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산업사회와 도시적 삶의 속도와는 또 다른 노년의 시간,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공존하는 이웃 공동체 내 갈등과 소통을 따뜻하고 세심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타미르 아슈리
DirectorTamer Ashry
타미르 아슈리는 이집트와 중동에서 감독, 프로듀서, 각본가, 촬영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손꼽히는 제작사 중 하나인 BEE미디어의 창립자 겸 CEO이기도 한 그는 미디어를 통해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감독이다. 그의 작품들은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성폭력과 국가 폭력을 다룬 <영안실>(The Morgue), 팔레스타인의 일상을 담은 <가자지구의 사진들>(Pictures from Gaza), 평화를 위한 여성들의 투쟁을 다룬 <봄의 심판>(Trials of Spring) 등이 있다. UN과 같은 단체들과 제휴해 인권, 양성평등, 아동학대 등에 대한 캠페인 영상을 만들어 다양한 상을 받기도 했다. <마흐무드의 복사 가게>는 그의 첫 장편 극영화이다.
서울 |
ACO7.16(목) 19:30 7.19(일) 1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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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6(목) 15:20 7.19(일) 1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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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동시대 아랍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아라비안 웨이브’ 섹션의 올해 영화들은 점점 빨라지는 변화의 한가운데 서서 과거와 현재를 거시적으로 훑어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레바논 영화 <유산>에서 필립 아락틴지 감독은 자신의 가족사 안에 새겨져 있는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흥미롭게 펼쳐 보이고, <하이파 거리>에서는 거리에 쓰러져 있는 남자의 기억을 타고 이라크 전쟁 이후의 역사가 빚어낸 삶의 편린들이 모자이크처럼 지나간다. 일리야 술레이만 감독은 <여기가 천국>에 직접 자신의 모습으로 등장해 세계 속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속 세계의 현재 모습을 풍자적인 시선으로 관조한다. 세 편의 영화는 역사를 몸소 체험하는 개인을 매개체로 적극 내세움으로써 현재 아랍을 사는 사람들의 어떤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나머지 두 작품은 특정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 현재의 한 단면을 조명한다. 모로코 영화 <이름 없는 성자>는 고립된 사막 지역의 한 신생 마을을 배경으로 변화하지 않을 것 같은 곳의 변화를 만화경처럼 담아낸 희극인 반면, <동굴>은 시리아 내전 상황 안에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여성문제라는 현재의 비극을 직시하는 다큐멘터리다. ‘아라비안 웨이브’의 다섯 작품들과 함께 아랍의 현재와 현재를 있게 한 근대 역사의 역동의 한 조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년간 지속된 시리아 내전은 나라 전역을 죽음과 파괴, 공포로 몰아넣고 수많은 희생자와 난민을 만들어냈다. 전쟁의 포화 속에 황폐해진 동구타 지역, 포위된 시민들의 희망과 안전은 용기 있는 일군의 의료진들이 만든 지하병원 ‘동굴’에 달려 있다. 내과와 소아과를 담당하며 병원을 이끄는 젊은 의사 아마니를 필두로, ‘동굴’의 여성 의료진들은 남성들과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며 가부장적 억압을 당연시하던 지상의 사회에서는 생각도 못할 방식으로 자신들의 소임을 다한다. 끊임없는 폭격과 고질적인 물자 부족, 화학무기 공격의 위협에 시달리며 목숨을 걸고 환자를 치료하며, 생존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꿈을 위해 차별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용기와 연대를 담은 작품으로, 2019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후 2020년 아카데미상 최우수장편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다.
피라스 파이야드
DirectorFeras Fayyad
1984년 시리아에서 태어난 피라스 파이야드는 동시대 시리아와 아랍의 정세를 다룬 작업들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장편 다큐멘터리 <알레포의 마지막 사람들>은 2017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뒤 2018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고, 에미상 최우수장편다큐멘터리상, 피바디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화이트 헬멧’으로 불리는 시리아 민방위 조직과 함께하는 자원봉사 구조대원들을 다룬 작품이다. 그 외 작품으로 <시리아의 전사들 사이에서>(Between the Fighter in Syria) 등 다수 TV 다큐멘터리와 장편 다큐멘터리 <나의 탈출기>(My Escape) 등이 있다.
서울 |
7.17(금) 16:30 7.21(화)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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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9(일) 17:00 7.21(화) 1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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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을 떠나 제2의 터전을 찾고 싶었던 일리야 술레이만 감독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팔레스타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버릴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새로운 삶을 향한 그의 열망은 이 영화에서 실패를 자조하는 희극으로 전환된다. 술레이만 감독은 파리, 뉴욕 등 세계 대도시를 다니며 제작자들에게 서툴게 자신의 ‘팔레스타인’ 영화를 설명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거리를 응시하는 자신의 페르소나를 연기한다. 영화 속 술레이만은 팔레스타인 사람이면서 극중 인물의 말처럼 ‘충분히 팔레스타인 사람 같지 않은’ 존재로 어느 곳에도 섞이지 못한다. 감독은 어눌해 보이기도 하고 현자 같기도 한 또 다른 술레이만의 눈을 통해 세상과 팔레스타인의 현재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 준다. 일리야 술레이만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2019년 칸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을 수상했다.
일리야 술레이만
DirectorElia Suleiman
1960년 나사렛에서 태어난 일리야 술레이만은 1990년대 초까지 뉴욕에서 거주하며 두 편의 단편 영화 <논쟁의 끝을 소개하며>(Introduction to the End of an Argument)와 <암살로 오마주를 바침>(Homage by Assassination)을 만들었다. 그의 장편 데뷔작 <실종의 연대기>는 1996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신인작품상을 받았으며, 두 번째 장편 <신의 간섭>은 2002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유럽영화상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팔레스타인>은 2009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상영됐다.
서울 |
7.16(목) 14:00 AC7.20(월)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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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8(토) 12:50 7.21(화) 14: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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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리미어 Korean Premiere
2006년 7월 12일, 레바논에서는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다. 다른 어딘가에 정착할 곳을 찾기 위해 모국 레바논을 떠나는 것도 세 번째, 영화감독 필립 아락틴지는 전쟁과 학살을 피하기 위한 여정이 어느덧 4대째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사진과 아카이브 자료, 가족을 담은 홈비디오 영상을 세밀한 한 폭의 프레스코화처럼 엮어 내며, 감독은 자신과 가족의 내밀한 이야기와 역사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다. 오스만 제국의 몰락, 프랑스의 통치, 이스라엘의 탄생, 범아랍주의, 레바논 내전 등 중동 역사의 주요 흐름과 맞물리는 조상들의 여정으로부터 지금에 이르는 탐색의 과정은 깊이와 유머를 품고 있으며, 망명과 기억, 이주에 대한 자전적 에세이로서 정체성과 역사적 유산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필립 아락틴지
DirectorPhilippe Aractingi
필립 아락틴지는 작가, 감독, 프로듀서이자 사진가다. 2005년 뮤지컬 코미디 <오토버스>로 데뷔한 그는 50편 이상의 다큐멘터리와 4편의 장편 영화를 연출했다. 2006년 다시 발발한 레바논 전쟁 현장에서 2명의 배우와 함께 촬영한 <폭격 속에서>는 베니스, 선댄스, 두바이 등 40개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23개의 상을 수상했다. <유산>에서는 레반트 지역 100년의 역사와 망명과 전승에 관한 기억을, <듣다>(Listen, 2017)에서는 현대 레바논의 사랑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2018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서울 |
7.17(금) 11:30 ACO7.19(일) 1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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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7(금) 17:15 7.20(월) 1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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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방을 훔쳐 달아나던 아민은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언덕 위에 구덩이를 파고 돈가방을 묻는다. 몇 년 후 출소해 돈가방을 찾으러 간 아민은 그 자리에 성전이 세워진 것을 보게 된다. 사람들은 그곳을 최근 발굴된 ‘이름 없는 성자의 무덤’으로 부르며 경배하고 있다. 멀리서 성지순례를 오는 사람들로 인해 언덕 아래에는 새로운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아민은 돈가방을 찾을 기회를 노리며 마을에 머물기 시작한다. 어이없는 상황이 주는 헛웃음으로 시작한 영화는 마을 속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관계를 통해 사막 지역 사람들의 삶의 단면을 예리한 시선으로 보여 준다. 그들의 삶은 더 나아가 신앙과 자본, 가족 등의 가치가 뒤섞여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세상의 가치를 담고 있기도 하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영리한 코미디로, 2019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상영됐다.
알라 에딘 알젬
DirectorAlaa Eddine Aljem
마라케시의 시각예술대학(ESAV)과 브뤼셀의 영화학교 INSAS에서 공부한 알라 에딘 알젬은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연출했고, 그중 <사막 물고기>(The Desert Fish, 2015)는 모로코 국립영화제에서 비평가상, 각본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름 없는 성자>는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 영화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의 오픈도어스랩에 참가해 지중해 남부 국가의 문화와 예술을 지원하기 위한 EU의 미디어 문화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된 ICAM상을 수상하였다. 2016년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 발표한 ‘내일의 아랍 스타 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서울 |
7.18(토) 14:00 7.21(화) 1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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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8(토) 17:10 7.21(화)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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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점령한 2006년의 바그다드는 종파 분쟁으로 폐허가 됐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치와 정치적 신념을 위해 테러를 자행하는 저격수들로 가득한 하이파 거리는 그 폭력의 정점에 있다. 아흐마드는 연인 수아드와 그녀의 딸 나디야를 미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그녀의 집에 가던 중 저격수의 총에 맞는다. 수아드는 총탄의 위험이 도사리는 거리에서 아흐마드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나디야는 수아드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들과 신념을 달리하는 이웃에게 도움을 청한다. 미군과 함께 아부그라이브에서 생활했던 아흐마드는 그 곳의 실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거리에 쓰러져 피를 흘리며 계속 지키려는 카메라 안에는 수아드에게 전하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가 담겨있다. 하이파 거리 속 사람들은 역사와 욕망, 회한으로 만들어진 각자의 지옥에서 하루하루 위태롭게 살아간다. 영화는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할 수 없는 비극의 실상을 인물의 의식 안팎을 넘나들며 촘촘히 포착한다.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작.
무한나드 하이얄
DirectorMohanad Hayal
무한나드 하이얄은 이라크에서 태어났다. 가장 최근에 만든 단편 영화 <생일선물>은 2013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로드국제영화제에서 라이징스타상을 수상했다. 베테랑 저널리스트이자 프리랜서 종군 촬영가로 이라크군과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S 간의 전쟁을 기록하고 있으며, 바그다드에서 활동하며 이라크독립영화센터를 설립해 영화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파 거리>는 그의 첫 장편 극영화이다.
서울 |
7.17(금) 14:00 7.19(일)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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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6(목) 17:30 7.19(일)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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