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작품들의 한 경향은 새로운 세대의 여성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특히 이미 아랍 영화계의 중견 여성 감독으로 자리잡은 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의 작품과 작년에 장편 데뷔작을 만든 힌드 부제므아, 무니야 맛두르 등 젊은 감독들의 작품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모습은 아랍 영화계에서 여성들의 활동이 세대를 이어 지속될 뿐 아니라 점점 활발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해준다. 새로운 세대 여성들의 영화가 반가운 것은 그들을 통해 전혀 새로운 각도로 아랍 사회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특별전, ‘포커스2020: 아랍 여성 감독의 오늘과 내일’에 포함된 작품들은 이러한 다양함을 잘 보여 준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거장과 신예의 영화로, 하이파 알 만수르의 <완벽한 후보자>와 샤하드 아민의 데뷔작 <바다의 소녀>가 있다. <바다의 소녀>는 여성을 희생시키는 부당한 관습에 대한 비판을 몽환적인 흑백 영상과 실험적인 극영화로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고, <완벽한 후보자>는 사회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바꾸겠다는 여성의 모습을 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 특유의 대담한 화법으로 담았다. <파피차>는 무니야 맛두르 감독의 데뷔작으로 90년대 알제리를 배경으로 10대 소녀가 자신의 꿈을 좇는 동시에 가부장적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모습을 그린다. 상황은 암울하지만 소녀들의 모습은 용감하고 발랄하다. 힌드 부제므아의 첫 장편 극영화인 <누라는 꿈꾼다>는 현대의 튀니지 사회에서 결혼과 관련된 제도에 억압된 한 여성의 모습을 내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두 첫 장편이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그 안의 여성의 강인함과 대담함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주목할 만하다. U-17 여자월드컵 요르단 여자축구 대표팀을 따라가며 사회적 통념을 넘어서는 차세대 여성들의 꿈을 아기자기하게 담은 <17: 축구하는 소녀들>도 다큐멘터리 특유의 현장감으로 소녀들의 실제 삶을 함께 체험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지만 한결같은 강인함으로 현재를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섹션이다.
한국 프리미어 Korean Premiere
<17: 축구하는 소녀들>은 2016년 ‘FIFA U-17 여자월드컵’ 출전을 준비하는 요르단 여자축구팀의 여정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다. 민족도, 종교도, 사회적 계층도 각각 다른 배경을 가진 소녀들이 아직은 꿈 많은 열일곱 이하의 나이와 축구를 한다는 공통점 아래 모여 국가대표라는 하나의 목표에 도전한다. 각지에서 모인 소녀들 중 누가 과연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훈련도 준비 기간도 너무나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은 세계적인 규모의 월드컵 경기를 잘 치러낼 수 있을까? 축구는 남자들을 위한 스포츠라는 사회적 선입견을 넘어, 축구에 대한 열정만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소녀들의 월드컵 도전을 향한 꿈과 희로애락, 치열한 성장의 시간을 담아낸 기록이다.
위다드 샤파코즈
DirectorWidad Shafakoj
위다드 샤파코즈는 요르단계 스페인 영화감독으로, 세트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전문 교육기관인 SAE 인스티튜트에서 장학금을 받아 영화제작을 전공했다. 그녀가 연출한 단편 다큐멘터리 <ID:000>은 학대받는 요르단 고아들에 대한 이야기로, 요르단의 법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에도 논쟁적인 소재의 영화를 계속 만들고 있으며, 2014년 첫 장편 다큐멘터리 <당신이 나를 죽이려던 거라면>(If You Meant to Kill Me)을 완성했다.
서울 |
7.17(금) 19:30 7.20(월) 1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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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8(토) 11:00 7.20(월)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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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프리미어 Asian Premiere
독립적인 여성 누라는 병원 세탁소 일로 생계를 꾸려 세 아이를 양육한다. 남편 자밀은 사기와 강도를 일삼아 감옥에 들락거리는 신세다. 남편이 또 감옥에 간 동안 그녀는 라스아드와 연인 관계가 된다. 둘의 관계가 발각되면 5년 형을 살아야 하기에, 누라는 이혼 청구서를 낸다. 하지만 승인을 며칠 앞두고 남편이 돌아오면서 둘의 꿈은 무산된다. 둘의 관계를 알게 된 남편이 복수하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튀니지의 결혼과 이혼에 대한 법률 및 경찰로 대변되는 사회 제도가 얼마나 여성의 삶에 부당하게 작용하는지 고통스럽게 보여준다. 영화는 그에 맞서는 주인공 누라를 일방적 약자로 그리기보다는 감정적이지만 강인한 현실감각을 잃지 않는 인물로 그린다. 그 점이 영화를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의 치정극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누라 역을 맡은 힌드 사브리의 명연기는 아랍 영화계에서의 그녀의 명성을 실감하게 한다.
힌드 부제므아
DirectorHinde Boujemaa
힌드 부제므아는 201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부문에서 상영된 장편 다큐멘터리 <더 나은 내일이었다>(It Was Better Tomorrow)를 연출하며 감독의 길로 들어섰다. 그녀는 전 세계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에 대항하는 투쟁을 지지하는 다양한 캠페인에 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5년에 첫 번째 단편 극영화인 <…그리고 로미오는 줄리엣과 결혼했다>(...and Romeo Married Juliet)를 만들었다. 장편 극영화 데뷔작인 <누라는 꿈꾼다>는 토론토국제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서울 |
7.16(목) 16:30 7.19(일) 1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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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6(목) 19:30 7.18(토)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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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리미어 Korean Premiere
황량하고 메마른 섬, 하야트가 사는 가난한 어촌 마을에는 집집마다 딸을 한 명씩 바다에 바쳐야 하는 오랜 관습이 있다. 바다에 딸을 바치는 대신, 마을 남자들이 바다 생명체들을 사냥해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다. 아버지 덕분에 아기일 때 제물이 될 운명을 피한 하야트는 마을 안에서 저주처럼 여겨지며 따돌림을 받는다. 굳센 의지를 가진 하야트는 그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하지만, 남동생이 태어나면서 다시 잔혹한 관습에 희생될 위기에 처한다. <바다의 소녀>는 디스토피아풍의 음울한 풍경을 무대로, 폐쇄적인 공동체와 부당한 관습에 맞서 자신의 삶을 지키고자 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몽환적인 흑백 영상으로 담아낸 샤하드 아민의 데뷔작이다. 2019년 베니스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서 가장 혁신적인 영화에 수여되는 베로나필름클럽상을 수상했다.
샤하드 아민
DirectorShahad Ameen
샤하드 아민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났다. 몇 편의 단편 영화를 연출했으며, 그중 <레일라의 창>(Leila’s Window, 2011)은 걸프영화제에서 상영됐고 사우디영화제에서 최우수영화로 선정된 바 있다. 2013년 두바이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눈과 인어>(Eye & Mermaid)는 2014년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톡홀름영화제, 노르웨이 코르트필름페스티발렌의 경쟁 부문에 선정됐고, 2014년 아부다비국제영화제에서 아랍에미리트영화 경쟁 부문 최우수상 및 최우수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 |
7.18(토) 20:30 7.20(월) 1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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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7(금) 19:30 7.19(일) 10: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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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작은 마을 의료센터에서 일하는 젊은 의사다.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도 그녀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남성 동료들과 환자들에게 시달려야 한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두바이로 가려 하지만 공항에서 출국을 거부당한다. 꽉 막힌 상황에서 그녀는 의료 센터 앞길의 보수 요청을 계속 거절하던 남성 의원 대신 자신이 보수 공사를 결정하기 위해 지방의회 의원에 출마하기로 한다. 마르얌은 여동생들과 함께 기금 마련을 하고 선거 운동을 시작한다. 자매들의 행보는 매번 사회가 원하는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 때문에 장애에 부딪히고 마르얌의 겁 없는 출마는 보수적인 공동체에 하나의 기념비적 도전이 된다. 마르얌과 남성 후보들 간의 팽팽한 접전이 진행되며 마르얌과 가족들의 추진력은 보수적 사회 전체를 한 걸음 앞으로 끌어당긴다.
하이파 알 만수르
DirectorHaifaa Al Mansour
하이파 알 만수르는 카이로 아메리칸대학에서 문학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고 시드니 대학에서 영화연출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이며, 영화 <와즈다>(2012)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내에서만 촬영된 최초의 장편 영화이다. <와즈다>는 전 세계 40여 개 영화제에 초청됐으며, 베니스, 로테르담, 두바이 등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다. 이후 작품으로 국내에 개봉된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2017), 넷플릭스 영화 <어느 날 인생이 엉켰다>(2018) 등이 있다.
서울 |
ACO7.18(토) 11:00 7.21(화) 1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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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7(금) 15:00 7.19(일) 1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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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리미어 Korean Premiere
1990년대 알제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열여덟 살의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 나즈마가 알제리 내전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나즈마는 친구 와실라와 밤문화를 즐기기도 하며 세계 다른 곳의 십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한다. 사회 분위기가 더 보수적이 되면서 전통적 관습에 반하는 행동을 금하는 규정이 생겨나고, 그에 순응할 수 없는 나즈마는 자신의 자유를 지키려면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녀가 준비하는 패션쇼는 개인의 꿈을 향한 여정인 동시에 사회에 맞서 외치는 여성의 목소리다. 감독 무니야 맛두르가 알제리 내전 당시에 성장기를 보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이야기 속에는 슬픈 현실과 그 속에서도 퇴색하지 않는 소녀들 간의 강인한 우정이 섬세하게 담겨있다. 2019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상영돼 화제를 모았으며, 2020년 세자르영화상에서 최우수데뷔작과 신인여배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무니야 맛두르
DirectorMounia Meddour
무니야 맛두르는 알제리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으나, 알제리 내전 당시 생존의 위협을 받아 18세가 되던 해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이주했다. 첫 단편 영화인 <하녀 이야기>(2011)는 생장드뤼즈페스티벌에서 시네+상을 받았고, 유니프랑스 단편영화상을 수상했으며 두바이국제영화제를 포함한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파피차>는 그녀의 첫 장편 영화다.
서울 |
OP7.18(토) 16:30 7.21(화) 16: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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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7.18(토) 15:00 7.20(월) 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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